김아라 개인전 안내

전시기간 : 2021.6.3(목)~6.9(수)

전시제목 : 교차하는 순간

작가노트

나의 작업 소재는 단청의 문양과 색감이다. ‘한국의 문양과 색감’, 우리 주변에 자리하고 있지만 무심히 지나쳐 온 아름다운 존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조형적 요소로 전환하여 문양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고건축에서 보이는 것과는 다른 형태의 구조물로 표현하고 있다.

성인이 되고 마음이 복잡할 때나 휴식이 필요할 때 고궁을 방문하곤 하였다. 2012년 자주 방문하던 도심 속 고궁은 그리워 하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대상, 나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들이 제거가 되는 평온한 상태를 맞이할 수 있었던 도피와 휴식의 장소가 되었다. 그 속에서 문득 올려다 본 처마 밑 반복된 단청의 모습을 본 순간 모든 상황들이 긍정적으로 직시되었고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작업의 소재로 이어오고 있다. 화성행궁이 자리한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문양과 색감이라는 작업 소재에 대해서 전통이라는 것은 어느 누군가에게는 전통과 현대의 것이 철저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끌림과 동시에 떼어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구분질 수 없는 대상이다.

내가 겪었던 12년도의 조형요소(문양)를 접했던 그 순간의 모든 감정들을 지금 동일하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때의 그 시각적인 색감과 문양은 나에게 영원히 벗어나지 못한 대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지점이 앞으로 나의 작업 소재의 숙제이며 또한 끊어내지 못하는 전통에 대한 나의 생각일지 모른다.

이번전시에서는 내가 표현하는 대상과 그것을 담아내는 매체 그리고 고건축 속 단청에 처음 매료되었던 그때의 감정들이 교차하는 순간을 담고자 하였다.

                                                                       김 아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