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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권 개인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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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갤러리강호 댓글 0건 조회 978회 작성일 21-07-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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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인간의 본성과 사회성을 대상에 오버랩한다.

 

언제인지 가늠할 수 없는 지난 어느 때부터 시작된 전봇대와의 만남은 그 끝 또한 장담할 수 없을 듯하다. 나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고 시작된 전봇대와 전깃줄에 대한 사진 작업의 중간 매듭인 잇다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부터 기인한다. 고독과 고립이라는 인간의 본성과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가 되기 위한 인간의 필연적 선택이었던 사회 관계망의 필요성, 그 둘의 양립과 공존의 선상에서 시작되었다.

 

전봇대의 거리 두기는 코로나 시대 인간들의 거리 두기와 같이 그리 멀지도 그리 가깝지도 않다. 더 멀어지지도 않고 더 가까워지지도 않는 거리를 두고 각각의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홀로 서 있다. 그러나 이들은 좌우로 연결되는 전깃줄의 보존과 안위가 존재 이유이다. 그 존재 이유에 의한 독립이자 자발적 고립인 것이다. 전봇대는 네 개의 숫자와 한 개의 영문 알파벳 그리고 세부적인 정보가 담긴 그다음 세 개의 숫자, 이 여덟 개의 고유 표식으로 객체로서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 이름은 아주 드물게 길을 잃거나 위급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의 위치가 되어 불리기도 한다. 이렇듯 전봇대들은 모두 엇비슷한 모습이지만 각각의 독자적인 위치에서 그들만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80년대 이후 전선이나 통신선을 지하로 매설하는 지중화 사업이 시작되었고 그 이후 전봇대가 없는 시가지와 신도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대체되고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아지는 시대 흐름은 점점 더 그 속도를 빨리하고 있다. 나의 사진 작업에서 전봇대와 현대사회의 인간이 오버랩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거리 두기 등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도래에 즈음하여, 자발적 고립이라는 인간의 본성과 생존을 위한 관계망이 공존하는 혼재의 선상에서 차가운 콘크리트가 되어가는 인간 자존에 대해 사유한다.

 

                                                                                                                                                  사진가  나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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